붓꽃·금붓꽃·저먼아이리스 차이점|비슷한 아이리스를 직접 만들어 보았습니다
꽃을 만드는 일을 하다 보면 같은 이름으로 알고 있던 꽃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붓꽃, 금붓꽃, 저먼아이리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겉으로 보면 세 꽃 모두 비슷한 아이리스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처음에는 단순히 색이나 크기 정도만 다른 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작품을 만들기 위해 꽃잎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생각보다 차이가 많았습니다.
꽃의 크기와 색은 물론이고, 바깥쪽으로 펼쳐지는 꽃잎과 위로 서는 꽃잎의 형태, 잎의 폭과 전체적인 식물의 모습도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꽃을 만들어 본 경험과 함께 붓꽃·금붓꽃·저먼아이리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식물학적인 기준으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알아두면 좋은 '아이리스'라는 이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이리스(Iris)는 특정한 한 종류의 꽃 이름이라기보다 붓꽃속(Iris)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붓꽃은 Iris sanguinea, 금붓꽃은 Iris minutiaurea라는 학명을 가진 별개의 종입니다. 산림청 자료에서도 두 식물을 각각 다른 종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붓꽃 = 아이리스속 식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이리스 = 붓꽃 한 종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비교하는 세 종류도 모두 붓꽃과(Iridaceae)에 속하지만 같은 식물은 아닙니다.
1. 붓꽃은 어떤 꽃일까?
붓꽃의 학명은 Iris sanguinea입니다.
산림청 자료에서도 붓꽃을 Iris sanguinea로 확인할 수 있으며, 붓꽃과 붓꽃속에 속하는 우리나라 자생 식물입니다.
붓꽃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보라색 계열의 꽃입니다.

꽃은 가운데에서 위쪽으로 곧게 올라오는 부분과 바깥쪽으로 펼쳐지는 부분이 함께 있어서 특유의 아이리스 모양을 만듭니다.
바깥쪽 꽃잎에는 노란색과 보라색 계열의 무늬가 나타나는 것이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잎은 길고 비교적 좁으며 칼 모양으로 곧게 올라오는 모습을 보입니다.
제가 꽃을 만들어 보면서도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 바로 이 위로 서는 꽃잎과 아래로 펼쳐지는 꽃잎의 균형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단순해 보이지만 직접 만들어 보면 꽃잎이 놓이는 방향에 따라 꽃의 인상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2. 금붓꽃은 붓꽃과 어떻게 다를까?
금붓꽃의 학명은 Iris minutiaurea Makino입니다.
산림청 자료에서는 금붓꽃을 우리나라 자생 식물로 소개하고 있으며, 영문명은 Grassy-leaf yellow iris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붓꽃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역시 노란색 꽃입니다.

붓꽃을 보라색 계열의 꽃으로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면 금붓꽃은 선명한 노란색 때문에 쉽게 구별되는 편입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꽃이 작고 아담한 느낌을 줍니다.
직접 만들어 보면서는 같은 아이리스 형태를 표현하더라도 붓꽃과 금붓꽃은 꽃의 비례가 달라진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꽃을 만들어도 꽃의 크기와 색이 바뀌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참고로 금붓꽃은 이름에 '붓꽃'이 들어가지만 붓꽃과 동일한 종은 아닙니다.
산림청 자료에서도 붓꽃 Iris sanguinea와 금붓꽃 Iris minutiaurea가 각각 별도의 식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3. 저먼아이리스는 어떤 꽃일까?
이번 수업에서 제가 가장 재미있게 만들었던 꽃은 저먼아이리스였습니다.
저먼아이리스는 식물 분류에서 Iris × germanica로 표기됩니다.

여기서 학명 가운데 들어가는 '×'가 중요합니다. Kew의 Plants of the World Online에서는 Iris × germanica를 인정되는 잡종(hybrid)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Iris pallida × I. variegata라는 교잡식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저먼아이리스는 붓꽃과 같은 붓꽃속에 속하지만, 붓꽃 Iris sanguinea와 같은 종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저먼아이리스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크고 풍성한 꽃의 형태입니다.
Kew 자료에서는 안쪽 꽃덮이 조각인 standards가 위로 서고, 바깥쪽 꽃덮이 조각인 falls가 아래쪽으로 벌어지거나 수평에 가까워지는 형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깥쪽 꽃덮이 부분에 beard, 즉 수염처럼 보이는 구조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소개됩니다.
이 부분은 아트플라워를 만들 때도 상당히 중요한 관찰 포인트였습니다.
꽃잎을 크게 만드는 것만으로 저먼아이리스 느낌이 나는 것이 아니라, 위쪽 꽃잎과 아래쪽 꽃잎의 방향, 겹침, 그리고 바깥쪽 꽃잎의 풍성한 질감이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세 꽃을 비교하면 무엇이 다를까?
| 구분 | 붓꽃 | 금붓꽃 | 저먼아이리스 |
|---|---|---|---|
| 학명 | Iris sanguinea | Iris minutiaurea | Iris × germanica |
| 분류 | 붓꽃과·붓꽃속 | 붓꽃과·붓꽃속 | 붓꽃과·붓꽃속 |
| 분류학적 위치 | 종 | 종 | 잡종 |
| 대표적인 색 | 자주색 계열 | 노란색 | 다양한 원예 품종 |
| 꽃의 인상 | 비교적 단정하고 날렵함 | 작고 선명한 느낌 | 크고 화려하며 풍성함 |
| 잎 | 길고 좁은 형태 | 가늘고 긴 잎 | 상대적으로 넓은 칼 모양 잎 |
| 특징적으로 볼 부분 | 바깥쪽 꽃잎의 무늬 | 노란색 꽃 | 큰 꽃과 바깥쪽 꽃잎의 수염 구조 |
다만 저먼아이리스는 여러 원예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꽃의 크기나 색을 하나의 값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Kew에서도 다양한 색의 변이가 나타나며 이러한 변이가 원예적으로 이용되어 여러 품종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합니다.
꽃의 구조에서 공통점도 있습니다
겉모습은 서로 다르지만 세 꽃을 자세히 보면 공통점도 있습니다.
아이리스 종류의 꽃은 일반적인 다른 꽃과 달리 꽃잎처럼 보이는 구조가 안쪽과 바깥쪽으로 나뉘어 있는 형태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꽃 중심부에는 수술과 암술의 구조가 자리합니다.
특히 저먼아이리스에서는 암술대가 꽃잎처럼 넓어진 petaloid style branches 형태로 발달해 수술을 일부 가리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Kew 자료에서도 이러한 구조를 저먼아이리스의 특징으로 설명합니다.
이런 구조를 알고 나서 꽃을 만들면 단순히 '꽃잎 몇 장을 붙이는 작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식물의 구조를 관찰하고 그것을 다시 소재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잎을 함께 보면 차이가 더 잘 보입니다
꽃은 색과 모양 때문에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잎은 세 종류를 비교할 때 또 다른 기준이 됩니다.
붓꽃과 금붓꽃은 길고 좁은 칼 모양의 잎이 전체적인 식물의 형태를 이루는 반면, 저먼아이리스는 원예적으로 이용되는 종류와 품종이 다양해 잎의 크기와 형태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저먼아이리스 계열에서는 잎이 비교적 넓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아 꽃과 함께 전체적인 실루엣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진 한 장의 꽃 색만 보고 종류를 판단하는 것보다는
꽃 모양 + 꽃의 크기 + 바깥쪽 꽃잎의 형태 + 잎 + 전체적인 생육 형태
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직접 만들어 보니 알게 된 차이
이번 수업에서 세 가지 꽃을 직접 만들어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같은 아이리스라고 해도 표현해야 하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붓꽃은 길고 날렵한 꽃의 선을 살리는 것이 중요했고, 금붓꽃은 작은 노란 꽃이 가진 선명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저먼아이리스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꽃이 크고 풍성하기 때문에 꽃잎의 크기뿐 아니라 주름과 겹침, 위쪽과 아래쪽 꽃잎의 방향까지 신경 써야 했습니다.
평소에는 꽃을 보면 '예쁘다'라는 생각으로 지나갈 때가 많지만, 꽃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잎은 왜 이런 방향으로 자랄까, 꽃잎은 어디에서 겹칠까를 자연스럽게 관찰하게 됩니다.
저에게는 이런 과정도 꽃을 만드는 수업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비슷한 꽃을 비교하면 식물이 더 잘 보입니다
붓꽃, 금붓꽃, 저먼아이리스는 모두 붓꽃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각 다른 분류학적 배경과 형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붓꽃은 Iris sanguinea, 금붓꽃은 Iris minutiaurea라는 각각의 종이며, 저먼아이리스는 Iris × germanica라는 잡종입니다.
이번에 직접 만들어 보면서 저는 꽃을 조금 더 자세히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꽃의 색깔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꽃잎의 방향, 중심부의 구조, 잎의 폭과 선, 전체적인 비율을 함께 살펴보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씩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비슷한 꽃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오히려 각각의 개성이 더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